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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순두부열라면 만남들 우리는 매일 다시 만난다 책소개

by 일상 생활정보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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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낯선 사람과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언제일까? 길을 걷다가, 공원에서 강아지를 산책시키다가, 배달 온 물건을 수령하거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며 마주친 사람들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런던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큐레이터인 앤디 필드는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흩어져 버리는 일상의 마주침에 주목한다. 이 책을 추천한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말했다. “앤디 필드는 우리가 소홀하게 여겼던 일상의 장엄함과 아름다움을 다시 일깨운다. 우리를 모든 것을 경이로워하는 어린아이의 상태로 되돌려놓는다. 매우 매력적이며 사랑스러운 책이다.”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나의 삶과 밀접하게 엮여 있는 타인과의 만남, 일상에서 받은 보살핌, 어렵사리 이뤄낸 연대의 순간을 응시하는 일은 좀 더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과 다르지 않다. 나아가 축배를 드는 태도로 우리의 일상적 만남을 기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소개

 

앤디필드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작가, 큐레이터다.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와 이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맺는 관계를 생각해 보게 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전 세계에서 공연을 펼치며 낯선 이들 사이의 실질적인 만남을 만들어낸다. 영국의 대표적인 실험 예술 축제 포레스트 프린지를 이끌고 있으며, ≪가디언≫을 비롯한 매체에 정기적으로 기고한다. 예술가로서 작품을 통해 실험해 온 만남과 상호작용에 대한 관심을 글로 확장한 『만남들: 우리는 매일 다시 만난다』는 그의 첫 책이다.

 

책 내용

 

“우리는 모두 때때로 서로의 삶에 침입하는 존재다.”
우리의 일상적 만남을 경쾌하게 기념하는 법

거리에서, 미용실에서, 자동차 안에서, 공원에서, 영화관에서 맞닥뜨리는 타인들과의 짧은 만남은 우리의 기억에서 이내 사라진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큐레이터인 앤디 필드는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흩어져 버리는 일상의 마주침에 주목한다. 미용실에서 갑작스레 나의 몸을 타인에게 온전히 맡기고 어린아이가 되는 시간, 도심 한복판에서 낯선 사람들과 벌인 대규모 눈싸움의 기억, 택시 안을 떠도는 어색함과 긴장감, 바닥에 앉아 맨손으로 피자를 집어 먹으며 나눈 연대감, 개와 함께 산책길에 만난 사람들과 클럽에서 잠시 하나가 된 육체들, 영화관의 어둠 속에서 번지는 킥킥대는 웃음소리와 타인의 손을 잡을 때 느낄 수 있는 단단하고 이상한 감각에 대하여, 진지하고도 장난스럽고, 분석적이면서도 시적인 어조로 고찰한다.
알랭 드 보통은 이 책을 두고 “독자를 일상의 모든 것을 경이로워하는 어린아이의 상태로 되돌려놓는다”라고 말했다. 어른이 되며 모든 것이 흥미진진하던 일상의 마법은 지워진다. 호기심보다는 의무감으로 몸을 일으킨다. 일과는 지루한 규칙으로 가득하고, 거리에서 마주치는 타인은 대체로 반갑기보다는 피하고 싶은 존재들이다. 나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타인의 자리를 지우기도 하고, 상처받거나 번거로워지고 싶지 않아서 새로운 만남을 주저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한 마디가 있다. “우리는 모두 때때로 서로의 삶에 침입하는 존재다.” 회피와 냉소의 문제점 중 하나는 삶을 좀 더 재미없게 만든다는 데 있다.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나의 삶과 밀접하게 엮여 있는 타인과의 만남, 일상에서 받은 보살핌, 어렵사리 이뤄낸 연대의 순간을 응시하는 일은 좀 더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과 다르지 않다. 나아가 축배를 드는 태도로 우리의 일상적 만남을 기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편집자의 말

이 책을 편집하면서 여러 장면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이를테면 미용실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자르고 싶어 한 허영심에 대한 대가”로 거울 속에 떠 있는 머리가 되어 미용사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순간.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마치 다이빙 보드 끝에 서 있는 것처럼, 기꺼이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지만 가슴과 다리가 갑자기 무거워지는” 감각. “관여하고 싶지 않은 것을 무시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면허”인 에어팟을 끼고 바쁘게 걸어가 본 경험. 내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듯이 나는 혼자가 마음 편한 유형의 사람이다. 타인과의 만남은 어색할 뿐 아니라 불편하고 종종 두렵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고 대화하고 몸을 부딪치는 순간들에 집중하는 이 텍스트에 매료된 이유는 나와 정반대 성향의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와 비슷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삶에 침입하는 존재”라는 이 책의 선명한 주장은 나라는 좁고 편협한 세계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눈 감아 왔던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이 글은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 생활을 배경으로 한다. 미용실, 공원, 거리, 영화관, 식당 등 일상적 장소에서 펼쳐지는 평범한 만남을 뒤흔들어 역동적인 의미를 만들어 내는 저자 앤디 필드는 새로운 유형의 도시 산책가다. 그동안 많은 작가들이 복잡한 도시나 시끄러운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유유자적 걸으며 초연한 태도로 세상을 관찰하는 플라뇌르의 계보를 이어 왔다면, 앤디 필드는 비 웅덩이마다 직접 뛰어 들어가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어린아이의 태도로 도시를 걷는다. 도시 생활을 멋지게 만드는 것은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생생하게 보는 능력, 불확실성과 취약성을 감수할 용기, 함께 분노하고 연민해 본 경험, 나와 전혀 다른 배경과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이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래서 이 텍스트를 읽다 보면 번잡한 도시 한복판으로 산책을 나서고 싶어진다. 매사에 심드렁한 산책자가 아니라 좀 더 능동적이고 용감한 산책자가 되어. 이때 에어팟은 잠시 주머니에 넣어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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