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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순두부열라면 꿈의 분자 책소개

by 일상 생활정보 202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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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커털린 커리코와 드루 와이스먼이 선정되었다. mRNA의 특성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커리코는 1980년대부터 RNA를 연구해왔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와이스먼과 함께 RNA의 한 종류인 mRNA를 활용한 백신 개발에 집중했다. 그런데 사실 mRNA 백신은 지난 수십 년간 수백 명의 과학자들이 쌓아올린 RNA 연구 위에서 탄생한 것이다.

하얼빈공업대학교 생명과학센터 김우재 교수의 《꿈의 분자 RNA》는 한글 자판으로 입력하면 ‘꿈’이 되는 분자 ‘RNA’를 둘러싼 과학의 역사를 살핀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생명의 가장 원초적 조건인 RNA의 발견과 응용,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둘러싼 현재진행형의 역사를 탐색하며, RNA가 왜 생명이라는 현상의 거의 모든 것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분자인지, 그리고 현대 과학은 왜 RNA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에서 인류를 구원함으로써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역이 된 mRNA 백신부터 암과의 전쟁 그리고 인지과학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미르(miR), 즉 마이크로 RNA에 이르기까지, RNA와 그것을 둘러싼 미래의 가능성을 구체적인 과학적 서술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 책에는 RNA에 관한 여러 과학 지식 외에도 생명과학 연구의 흐름과 특성, 그리고 그에 대한 저자 자신의 철학도 함께 담겨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단순히 발견과 발명의 연대기로서의 과학사가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철학적 복합 학문으로서의 과학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김우재 (지은이) 

초파리·꿀벌 유전학자. 어린 시절부터 꿀벌, 개미와 같은 곤충에 관심이 많았다.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에서 바이러스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박사후연구원으로 미국에서 초파리의 행동유전학을 연구했다. UCSF에서 초파리 행동유전학의 대가인 유넝 잔 교수를 사사했으며, 2015년부터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교수로 초파리 수컷의 교미시간이 환경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신경회로의 관점에서 연구했다. 2021년에 하얼빈공업대학교 생명과학센터 교수로 부임해 초파리와 함께 꿀벌의 사회성 행동을 연구하고 있다.
본업인 행동유전학 연구 외에도 과학과 사회에 대한 글을 쓰고 과학자들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한겨레>에 8년간 과학자가 바라보는 한국 사회에 대한 칼럼을 썼고, <동아사이언스> <주간경향> <이로운넷> <뉴스토마토> 등을 통해 과학과 사회에 대한 글들을 꾸준히 써나가고 있다. 지은 책에 《플라이룸》 《선택된 자연》 《과학의 자리》가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유령》 《과학하고 앉아 있네 9: 김우재의 초파리 사생활 엿보기》가 있다.
과학자로서 평생을 걸고 이루어야 할 목표인 과학적 사회의 건설을 위해 연구 외의 시간을 쪼개 암중모색 중이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ESC’를 제안하고 함께 만들었고, 이후 ‘더 나은 사회를 실험하는 과학기술인 포럼, 더사실포럼’을 통해 과학기술로 사회를 진보시키는 여러 아이디어를 실천하려 노력했다. 유사과학 단체와 창조과학회의 유사과학 활동을 폭로하여 유사과학 단체로부터 고소를 당한 한국 최초의 과학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유전학을 통해 꿀벌의 멸종을 막는 분주한 여행을 시작했다. 언젠가 누구나 과학자가 될 수 있는 공간 ‘타운랩’을 만들 생각이다.

 

책 소개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인공 mRNA 백신부터
암·치매 등 난치병 치료제로 주목받는 miRNA까지
꿈과 혁명의 분자 RNA의 현재진행형 역사
RNA의 발견과 응용,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둘러싼 현재진행형의 발자취를 탐색하는 보기 드문 교양과학서. 1953년 왓슨과 크릭이 이중나선 구조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후 과학자들은 복잡한 생명 현상을 DNA로 모두 설명할 수 있다고 여겨왔고, DNA의 명성에 가려 RNA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 책은 오랫동안 DNA의 독재에 숨죽여왔던 혁명적인 분자 RNA의 참모습을 살펴보고, RNA가 왜 생명이라는 현상의 거의 모든 것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분자인지, 그리고 현대 과학은 왜 RNA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인공 mRNA 백신부터 암과의 전쟁, 인지과학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미르(miR), 즉 마이크로 RNA에 이르기까지, DNA에 “왕권을 내어주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궂은일을 도맡아 해온” RNA와 그것을 둘러싼 과학의 역사를 탐색하는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밝혔듯 독자의 “수준을 높이는 방식의 서술을 고민”하였고, 이를 통해 “과학자들의 훈련 방식을 익히도록” 이 책을 구성했다. 기본적으로 RNA 연구의 역사를 짚어보는 책인 만큼 이 책에는 중요한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개념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저자는 RNA를 둘러싼 여러 발견과 발명 뒤에 숨은 배경지식과 학계의 흐름, 그리고 그에 대한 저자 자신의 철학을 함께 풀어낸다. 이는 과학사를 단순히 발견과 발명의 연대기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사 안에 숨 쉬고 있는 철학적,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함께 제시하기 위함이다.

2023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꾼 획기적인 발견”)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커털린 커리코·드루 와이스먼의
mRNA 백신 연구가 노벨상을 받기까지
RNA에 관한 단 한 권의 책!

코로나 팬데믹의 구원자 mRNA 백신부터 미르(miR)까지
혁명의 분자 RNA의 현재진행형 역사를 만나다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커털린 커리코와 드루 와이스먼이 선정되었다. mRNA의 특성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커리코는 1980년대부터 RNA를 연구해왔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와이스먼과 함께 RNA의 한 종류인 mRNA를 활용한 백신 개발에 집중했다. 그런데 사실 mRNA 백신은 지난 수십 년간 수백 명의 과학자들이 쌓아올린 RNA 연구 위에서 탄생한 것이다. 하얼빈공업대학교 생명과학센터 김우재 교수의 《꿈의 분자 RNA》는 한글 자판으로 입력하면 ‘꿈’이 되는 분자 ‘RNA’를 둘러싼 과학의 역사를 살핀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생명의 가장 원초적 조건인 RNA의 발견과 응용,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둘러싼 현재진행형의 역사를 탐색하며, RNA가 왜 생명이라는 현상의 거의 모든 것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분자인지, 그리고 현대 과학은 왜 RNA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에서 인류를 구원함으로써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역이 된 mRNA 백신부터 암과의 전쟁 그리고 인지과학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미르(miR), 즉 마이크로 RNA에 이르기까지, RNA와 그것을 둘러싼 미래의 가능성을 구체적인 과학적 서술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 책에는 RNA에 관한 여러 과학 지식 외에도 생명과학 연구의 흐름과 특성, 그리고 그에 대한 저자 자신의 철학도 함께 담겨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단순히 발견과 발명의 연대기로서의 과학사가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철학적 복합 학문으로서의 과학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과학자가 만들어낸 위대한 기적
커털린 커리코와 mRNA 코로나19 백신의 탄생

이 책은 코로나19로부터 인류를 구원한 mRNA(전령messenger RNA) 백신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커털린 커리코 이야기로 시작한다. 도축업자의 딸, 헝가리 츨신 이민자, 대학의 홀대, 그리고 계속되는 연구 실패와 특허 강탈까지, 커털린 커리코의 이야기는 소위 ‘떠오르는 별rising star’이라고 하는 일류 엘리트 과학자들의 경력과는 한참 어긋나 있다. 1985년 헝가리를 떠나 미국에 온 커리코는 1989년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 조교수 자리를 얻지만 6년 만에 교수직을 박탈당한다. 1997년, 훗날 노벨상을 함께 받게 되는 드루 와이스먼을 만나 연구를 계속하던 커리코는 2005년, 현재의 mRNA 백신 기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RNA 변형 방법을 개발하여 면역 반응을 피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들 수 있음을 논문으로 입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 자리를 잡지 못한 커리코는 2007년, 드루 와이스먼과 함께 RNARx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목적은 mRNA를 변형해서 질병 치료에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연구비를 지원받지 못한 채 고군분투했고, 2012년 항바이러스성 치료에 mRNA를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받았지만, 이 기술에 대한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특허를 헐값에 팔아치웠다. 결국 2013년 커리코는 훗날 화이자와 함께 mRNA 백신을 개발하게 되는 바이온테크로 옮겼다. RNA 연구에 투신하기로 하고 박사학위를 시작한 1978년부터 이 2013년까지 35년 동안 커리코는 계속해서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즉, 한시도 실험실을 떠나지 않은 채 연구에 집중한 것이다.
커리코의 삶은 자신의 연구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학계의 홀대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온 ‘보통 과학자’의 삶을 보여준다. 과학은 이처럼 단기간의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묵묵히 연구실을 지켜온 과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커리코의 삶과 연구를 통해 이 책은 과학 생태계의 현실과 과학이 발전하는 예측 불가능한 과정에 대한 교훈도 함께 전한다.

RNA는 무엇이며, 생물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가장 작고 오래된 생명의 분자가 들려주는 가장 혁명적인 과학적 성취

생물학에서 20세기는 DNA 독재의 시대였다. 1953년 왓슨과 크릭이 DNA 이중나선 구조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이후 생물학의 모든 주요 사건에는 DNA라는 이름이 따라붙었다. 안정적인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 있는 DNA는 정보의 저장과 보존에 특화되어 있다. 그런데 DNA는 단백질의 도움이 없으면 스스로를 복제할 수도, 자신의 정보를 표현할 수도 없다. 단백질은 세포의 기능을 총괄한다. 이들은 피부를 이루고 산소를 운반하며, 때로는 항체가 되어 병균을 잡는다. 이들에 비해 RNA는 그저 DNA의 정보를 단백질로 전달하기만 한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연구 결과 RNA는 DNA의 ‘정보 저장’과 단백질의 ‘기능’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들어 이러한 RNA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구상 생명의 역사는 RNA와 함께 시작되었다. 1963년부터 알렉산더 리치와 같은 과학자에 의해 RNA가 최초의 지구 생명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1968년 칼 우스를 거쳐 1985년에 월터 길버트에 의해 ‘RNA 세계’의 가능성이 완성되었다. 현재 대부분의 과학자는 태초에 유전 ‘정보’와 단백질의 ‘기능’을 모두 갖춘 RNA들로 세상이 이루어져 있었다는 ‘RNA 세계 가설’을 인정하고 있다. 쓰레기(정크junk) DNA라는 취급을 받아왔던 98퍼센트의 DNA 대부분이 RNA로 전사된다는 사실, 다세포생물에서 와서야 등장한 발생 과정에서도 RN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인간과 침팬지 두뇌의 결정적 차이도 RNA 때문일 수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가 발견되었다. 이런 여러 발견으로 분자생물학은 크게 바뀌고 있다. RNA는 적어도 지금 생물학자들에게는 ‘혁명의 분자’다.

생명과 진화의 비밀을 밝혀줄 열쇠, 미르
미르는 무엇이며, 왜 생물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상이 되었는가

1993년 다트머스대학교의 빅터 암브로스 교수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동정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했다. 후에 ‘lin-4’라는 이름을 얻은 그 작고 짧은 돌연변이가 바로 마이크로(micro) RNA, 미르(miR, miRNA)이다. 이후 7년이 지나서야 또 다른 미르(let-7)가 발견되었고, 그 뒤로는 불과 1~2년 만에 100여 개의 미르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현재 인간의 경우 200~255개, 선충은 103~120개, 초파리는 96~124개 정도의 미르 유전자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미르는 22개의 핵산으로 이루어진 머리핀 모양의 RNA다. 미르는 종류와 기능이 다양한데, mRNA의 꼬리 부분에 존재하는 특별한 염기서열에 미르가 결합하면, 그 mRNA의 발현이 억제된다. 즉 m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해 세포 내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것이다.
미르는 고등 생물의 계통발생학적 변화의 중심에 있다. 생명의 진화에서 ‘형태학적 복잡성’의 증가는 언제나 새로운 종류의 미르 유전자의 등장과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문(門)이 등장할 때마다 미르 유전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거나 새로운 종류의 미르 유전자가 출현했다. 미르는 또한 개체발생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체발생의 후반기에 발현되는 미르 유전자의 수와 종류 역시 늘어남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유기체의 복잡성과 미르 유전자의 종류 및 수가 보여주는 강한 상관관계는 유기체의 복잡성을 측정하는 아주 좋은 지표이다. 미르 유전자의 발견은 과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유전자 발현 조절 및 진화의 이해에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미르가 선사하는 생물학의 새로운 가능성
암의 진단과 치료부터 신경과학의 미래까지

미르 유전자의 3분의 1 정도가 매우 특별한 조직 혹은 세포에서 발현된다. 미르-122는 간에서만 발현되고, 미르-375는 췌장에서, 미르-142와 미르-223는 조혈모세포에서, 미르-1과 미르-133은 근육에서 발현된다. 이처럼 특정 조직에서 발현되는 미르 유전자의 특성을 이용하면 특정 단계에 있는 암 환자의 종양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암에서 발현되는 미르 유전자 프로필을 조사하면 암의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르를 이용하여 암의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심장병과 관련된 미르 유전자도 연구되고 있다. 줄기세포에서 발현되는 미르 유전자도 의학 및 생물학 연구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으며, 특히 난치병 치료 및 면역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르 유전자는 면역 반응 및 신경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세포인 T세포와 B세포에서 발현되는 특정한 미르 유전자들은 면역세포의 발달 및 기능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 뇌 및 신경계에서도 미르 유전자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뇌과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신경가소성 연구에 미르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르 유전자는 현재 분자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었다. 또한 미르는 RNA 편집과도 관련이 있어, 미래의 의학 및 생물학 연구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미르 유전자 연구는 생물학적 과정을 깊이 이해하고 질병 치료에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과학은 권위를 거부하며, 과학자는 권위에 저항한다”
도그마의 해체와 저항하는 과학

RNA의 재발견 과정과 mRNA 및 미르가 선사할 무한한 가능성을 통해서 저자가 진정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과학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태도의 중요성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 이 책은 어느 정도 “과학자들의 훈련 방식을 익히도록” 구성되었다. 단순히 RNA를 둘러싼 여러 발견과 발명의 역사를 교과서적으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배경지식과 학계의 흐름, 그리고 그에 대한 철학적, 사회적 의미를 함께 제시했다. 이는 과학이 단순한 지식의 총화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여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분자생물학이 탄생한 이래로, 유전 정보는 단백질의 형태로 기능하며 이 과정에서 RNA는 정보 전달자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생각되어왔다.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분자생물학자들을 사로잡은 이러한 관점은 크릭의 ‘중심 도그마’라는 말에 잘 드러나 있다. 중심 도그마는 ‘DNA가 RNA를, RNA가 단백질을 만든다’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 RNA의 재발견은 DNA를 중심으로 사고하던 분자생물학자들의 중심 도그마를 해체시켰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볼 수 있는 과학의 세 가지 특징, 때로는 실험도구가 과학적 발견을 이끌기도 한다는 ‘도구의 역할’, 기존 가설로는 설명할 수 없는 데이터들이 쏟아져나올 때 대안 가설이 힘을 받게 되는 ‘논리적 정합성’, 과학자 사회의 ‘조직화된 회의주의’를 기술하며, 진정한 의미에서 과학자들에게 도그마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인다.
과학에 절대적 지식, 절대적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의 작업은 좋은 이론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것이지 절대적인 이론을 찾는 것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권위와 독단에 대한 도전은 과학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태도일 수밖에 없다. 과학을 대하는 저자의 자세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과학은 권위를 거부하며, 과학자는 권위에 저항한다.”

과학 발전에 진정으로 필요한 조건
영웅 없는 현대 과학과 정부의 역할

저자가 책에서 강조했듯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오로지 커털린 커리코와 드루 와이스먼의 영웅적인 업적으로만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커리코의 연구가 mRNA 백신 개발에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mRNA 백신 자체는 역사적으로 RNA 연구라는 기초과학 분야에 헌신한 수백 명 과학자들의 공동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커리코와 함께 mRNA 백신의 원리와 적용 방법을 연구한 전 세계의 과학자 동료가 없었다면 mRNA 백신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 곳곳에서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의 말마따나 장기적인 안목 없이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단위로 근시안적인 투자만 한다면 우리는 선진국 발끝만 따라가는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순수과학은 과학의 지평을 넓히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도구다. 당장은 쓸모없어 보이는 순수과학을 통해 확보된 다양성이 혁명적인 기술의 발견 혹은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의 출현에 밑거름이 된다는 뜻이다.
미르가 생물학의 뜨거운 주제가 된 것은 많은 과학자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의 과학은 소수의 영웅적 과학자의 결정적 실험과 위대한 발견을 통해 발전하던 시기를 지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소위 ‘돈이 되는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보다 ‘다양성’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 따른 정부의 지원과 투자일 것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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